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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상

평론 부문 심사평

  • 작성일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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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1205
김지현

평론 부문 심사평

정의진 교수(프랑스어권지역학전공)


  올해 상명 학술상 평론 부문 당선작은 <겨울에서 여름을 상상하기-카코포니의 <숨의 여름> 무대 평론>이다. 카코포니는 일반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음악인은 아니다. 그러나 매 곡 매 앨범들에서 확인할 수 있는 확고한 문제의식과 실험적인 음악 형식, 혼신의 힘을 다하는 무대 퍼포먼스와 독창적인 창법, 다양한 스타일의 뮤직비디오 등으로 대중음악계의 평론가들과 동료 음악인들에게는 높은 평가를 받는 음악인이다. 이 평론은 이러한 카코포니의 음악 세계와 무대를 차분한 논지와 정돈된 문장으로 비교적 잘 분석하고 정리하였다. 다른 응모작들에 비해 문장과 논리 전개의 수준이 분명히 한 수 위였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비유적인 시적 문장들이 다소 과잉되게 사용되어서 논지 전개와 적절하게 어우러지지 못한 부분들도 있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가작인 <황금은 색이 바래지 않는다>는,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 수감 되었던 유대계 폴란드인 피아니스트 슈펠만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피아니스트>에 대한 평론이다. 영화에서 들을 수 있는 쇼팽의 ‘발라드 no.1’이 불러일으키는 감흥과 그 의미, 나아가 홀로코스트의 현장 한가운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하여 이 평론은 설득력 있는 논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평론과 사적인 감상문 사이의 경계가 모호한 문장과 표현들, 이 영화의 감독이 로만 폴란스키라는 가장 기본적인 참조 사항도 제시하지 않은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입선 <식문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본인이 5년 동안 직접 경험한 식문화 체험을 바탕으로, 상권의 급격한 변화, 오미카세의 확장, 특정인 추천 맛집을 최근 식문화 변화의 핵심 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재미있고 유용한 글이었다. 그러나 평론 대상과 일정한 분석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한 사적 체험과 감정의 즉자적인 서술이 일부 있다. 좀 더 적확한 어휘와 개념을 선택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투고작 전체를 놓고 보면, 자주 비문들이 발견되는 경우, 맞춤법과 문장부호 및 띄어쓰기 등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소홀히 하는 경우들도 눈에 띈다. 평론을 포함하여, 특히 공적으로 제출하거나 응모하는 모든 글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점검과 확인이 필수적이며, 이러한 습관과 태도가 더 나은 결과의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