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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23 호 [영화로 세상 보기] 원자폭탄의 아버지, 영화 <오펜하이머>

  • 작성일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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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6466
김상범

[영화로 세상 보기] 원자폭탄의 아버지, 영화 <오펜하이머>


▲영화 오펜하이머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극 중 명대사로 꼽히며 실제 오펜하이머가 원자폭탄 실험인 트리니티 실험에 성공하고 한 말이기도 하다. 이 문장은 원자폭탄을 만든 오펜하이머를 뜻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어마어마한 원자폭탄의 위력을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2막의 구성 속에 세 개의 이야기


  지난 8월 15일에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는 2막의 구성 속에 세 개의 이야기를 교차편집하는 양상으로 극이 구성된다. 먼저 풀컬러로 구성된 극은 오펜하이머가 유럽에서 이론물리학과 양자역학을 공부한 뒤 미국으로 돌아와 맨해튼 프로젝트의 책임자가 되고, 최초의 핵실험인 트리니티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여준다. 두 번째 빛바랜 고전영화 색감은 1945년 오펜하이머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원자력 위원회의 루이스 스트로스가 오펜하이머를 매장하기 위해 누명을 씌우고 청문회를 여는 내용이며 마지막 흑백의 색감은 1959년, 루이스 스트로스가 상무부 장관 임명을 위한 청문회에 참가하는 내용이다. 



개발한 오펜하이머조차 두려워했던 원자폭탄의 위력


  줄거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영화 오펜하이머는 단순히 오펜하이머라는 인물의 연대기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오펜하이머의 심리상태를 표현하는 연출과 두 개의 청문회를 맞세우는 구성을 통해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더 높여준다.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오펜하이머가 전쟁의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승승장구할 때 오펜하이머는 국민적 영웅이 된 것 같은 기쁨과 동시에 세상을 파멸시킬 수 있는 무기를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빠진다. 때문에 이후에는 원자폭탄 개발을 반대하는 운동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원자폭탄을 개발한 오펜하이머조차 사용을 반대한 원자폭탄은 과연 전쟁을 막을 무기일까, 전세계를 핵전쟁으로 몰아넣을 무기일까?



전 세계 핵무기 보유 근황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2 전 세계 핵무기 수는 1만 2507기에 달하며 미국과 러시아가 전 세계 핵무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핵무기 수는 냉전 말기였던 1986년 7만여 기에서 점차 줄여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미-중 대결 격화 등으로 인해 다시금 늘어나는 추세이다. 특히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황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자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핵무기 사용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국가별 핵무기 보유량 (출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핵무기를 줄여가는 노력 필요


  오펜하이머가 개발한 원자폭탄으로 인해 전쟁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원자폭탄이 개발된 후부터 현재까지 세계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단지 모두가 핵폭탄의 위력을 잘 알고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늘 핵전쟁의 위협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미 핵무기가 개발된 이상 그것이 개발되기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지만 국가간의 상호협력을 통해 핵무기를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윤정원 부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