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99 호 게입업계의 신드롬, NFT의 등장
게임업계의 신드롬, NFT의 등장
근 한두 달 사이 금융투자업계의 최대 화두는 ‘NFT(대체불가능한토큰)’였다. 상반기 NFT 거래가 미술품 중심으로 이루어진 데 비해, 하반기부터는 게임사와 엔터사 등을 중심으로 NFT를 실제 수익화 모델로 삼은 기업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NFT는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와도 관련이 깊은데, 최근 메타버스가 부상함에 따라 NFT의 가능성 역시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 세계가 발전해야 NFT로 거래할 수 있는 것들도 늘어나기 때문에 메타버스 테마에 대한 관심이 NFT 투자금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NFT 열풍을 다시 짚어봄으로써 과연 NFT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어떤 기업들이 NFT 사업에 뛰어들었는지, 메타버스 생태계 내에서 실제로 NFT가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NFT이란 무엇인가?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주춤하는 가운데,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가상자산으로 꼽히는 알트코인이 주목받고 있다. NFT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더 샌드박스’가 발행하는 샌드박스 코인은 지난 한 달 동안 800% 넘게 상승했다. NFT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가지 개념이 바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이다. NFT가 관심 받는 이유도 이들과 무관하지 않다. 메타버스에 사람이 몰리고 있으며, 블록체인과 암호 화폐 생태계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투기 수요가 NFT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예술품, 디지털 콘텐츠 등 자산에 고유의 값을 매긴 디지털 자산이다. NFT 게임은 게임 속 재화나 아이템을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고, 이용자 간 거래를 지원한다. 이용자들은 게임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어 이른바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이라고도 불린다. 그렇다며 도대체 NFT가 뭔데, 이렇게 게임주들이 들썩이는 것일까? NFT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이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만, 기존의 암호 화폐와는 달리 디지털 자산에 별도의 인식 값을 부여하고 있어 상호교환이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쉽게 설명하면, 꼬리표가 달린 비트코인으로 원본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비트코인이 바로 NFT라는 것이다. 즉 NFT의 핵심은 블록체인이고, 그 블록체인의 꼬리표 가상화폐 등기부등본 같은 이력을 넣어둔 것이라 사실 기존의 가상화폐와 비교했을 때 엄청나게 진일보적인 기술이거나 대단한 무언가는 아니다. 실제로 NFT 가상 미술품을 몇십 억에 거래했다는 소식들은 거의 대부분이 일명 언론플레이라 불리는 노이즈 마케팅이다.
NFT와 게임의 접목
게임에 직접 돈을 투자하지 않고 게임 이용자에게 100만원을 주고 아이템을 산다고 가정한다면, 이 거래는 게임회사도 국가도 보증해주지 못한다. 이처럼 게임 밖 아이템 플랫폼을 통한 거래는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게임 유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게임 밖 플랫폼을 이용한 이유는 게임 안에서 거래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게임 밖 플랫폼을 통한 거래에서도 사기를 당할 확률이 0%가 되었다. 게임 안 거래소에서도 암호 화폐를 환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귀찮고 번거롭게 외부 플랫폼에서 거래를 하지 않아도 NFT는 보증인 없이 블록체인으로 거래의 안정성을 보장해 줄 수 있기 때문에 NFT와 게임이 접목되었을 때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것이다.
일례로 게임 ‘리니지’의 성주와 혈맹들이 게임 머니 ‘아덴’을 엄청나게 획득해서 현금으로 재판매했던 사건을 들 수 있는데, 이제는 이런 부당이익을 막을 수 있다. 게임 머니가 곧 암호 화폐며, 이 암호 화폐는 현금으로 바로 인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NFT가 적용된 리니지 신 버전에서는 채광을 통해 게임재료를 암호화폐로 받을 수 있는데, 이는 무과금 유저들이 게임을 계속하는 인센티브가 된다. 이제는 모두가 하나의 게임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도래된 것이다. 가상과 현실의 재화가 완벽하게 융합되는 메타버스의 완벽한 실현이다. 그렇게 되면 NC의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올라갈 것이라고 보고 주가는 상승하게 된다.
NFT의 안전성과 ‘버블논란’
증권시장을 뜨겁게 달군 메타버스·NFT 투자 열풍은 이제 가상부동산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가상부동산 거래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플랫폼이 국내에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어스2(Earth2)’ 같은 해외 가상부동산 거래 플랫폼에 투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러나 NFT와 가상 부동산의 접목은 아직 암호화폐가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인지도가 낮고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 돈이 몰리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미리 선점에 나서고 있지만, 구체적인 수익 모델이나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높다.
또한 NFT는 가격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은 ‘버블 논란’이 발생하는데, 가상자산은 가치에 대한 기준이 없다. 시장 가치라는 것은 실제로 사용될 때 비로소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 NFT 미술품을 예로 들자면, 가상세계에 위치한 갤러리가 활성화되고 유료 관람객이 수천 명씩 오가야 그 가치를 논해볼 수 있다. 그러나 NFT 시장은 현재 업체 간 가격 띄우기, 자전거래 등의 이슈로 거품이 많이 낀 상태이다. 굳이 NFT화하지 않아도 될, 혹은 그럴 가치가 없는 자산도 NFT로 만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기술이 시장화 될 때의 초기 특성이다.
NFT의 전망과 발전
최초의 인터넷은 1989년에 생겼다. 그때는 인터넷으로 삶을 영위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2000년 아마존 마켓플레이스가 생기며 인터넷으로 장보기가 가능해졌고, 2011년에는 대부분의 시장이 인터넷으로 들어왔다. 지금 디지털 세계는 뭔가를 예측하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빠르고 또 복잡하게 변한다. 메타버스는 제2의 인터넷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직은 낯선 기술인지라 그 영향력이 실감나지는 않지만, 향후 기술이 더 발전하고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초거대 플랫폼이 등장한다면 메타버스는 지금의 인터넷처럼 빠르게 대중화될 것이다. 이제는 전 세계 모두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그 안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NFT 산업 발전은 메타버스 진화 속도와 정비례한다. 메타버스 내에서 나만의 자산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늘어날수록 NFT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타버스 경험의 폭이 넓어져야 할 것이다.
김채연, 윤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