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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694 호 너도나도 가상화폐, 돌아보는 가상화폐의 역사

  • 작성일 202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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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9037
김지현

가상화폐 열풍대박을 꿈꾸는 사람들

  가상화폐란 컴퓨터 등에 정보 형태로 남아 실물 없이 온라인으로만 거래되는 전자화폐의 일종으로,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일반 화폐와 달리 처음 고안한 사람이 정한 규칙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 현재까지 다양한 종류의 가상화폐들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최근 이런 가상화폐가 강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비트코인부터 이더리움, 도지코인까지 다양한 가상화폐들이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유동적으로 움직이고 단시간 안에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가상화폐의 특성이 소위 ‘대박’을 노리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때문인지 5월 2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855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암호화폐 투자 현황’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0.4%가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또, 에브리타임에서도 관련 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가상화폐는 시작은 어디고 어떻게 인기를 끌게 되었을까? 가상화폐의 역사를 알아보자. 


△ 본 캠퍼스 에브리타임의 모습



튤립 광풍과 가상화폐의 시작

  현재 가상화폐를 향한 투기 열풍을 가히 코인 광풍이라고 부를만하다. 이 모습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났던 튤립 광풍과 닮은 점이 많다. 그 당시 튤립은 네덜란드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특히 예쁘고 독특한 튤립은 높은 가격에 팔렸기 때문에 만드는데 약 6, 7년이 걸리더라도 신품종 튤립은 수익성 보장된 상품이었다. 그 결과 너도나도 튤립 개발과 투자에 끼어들었고 이는 튤립 거래에 주식 시장의 선물 거래를 도입하고 공매도까지 도입할 정도에 이르렀다거기에 통화량이 급증하면서 튤립의 가격은 오늘로 치자면 약 1억 5000만원 정도인 고급 주택 한 채까지 치솟았다. 많은 이들이 큰돈을 벌기 위해 대출을 하여 자금을 마련하였고 또 본 적도 없는 튤립에 많은 돈을 쏟았다. 그러나 이러한 투기 열풍이 지나가고 가격이 폭락하면서 시장은 완전히 와해되었으며 많은 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1980년대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다이너스 클럽이라는 이름을 가진 신용카드사가 1984년 신용카드 포인트와 리워드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가상화폐 개념이 처음 들어서게 되었다. 이후 가장 먼저 나온 가상통화는 1990년에 디지캐시(DigiCash)에서 발행한 소액 결제 통화 사이버벅스이다. 이 화폐는 주요 유럽 은행과 파트너십에 성공하고 디지털 거래를 암호화하는 획기적인 기술로 개발되었으나 당시 정부, 은행이 이를 반기지 않았고 상인들은 익명성을 꺼렸으며 시민들도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98년에 도산했다. 사이버 코인, E-골드, 플루즈와 같은 가상화폐가 등장했지만, 해킹에 취약하고 자금세탁 등 불법적인 목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시중에 본격적으로 유통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OK캐쉬백, 페이시북 크레디트 등이 활발히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었다. 비트코인도 이때 처음 등장했다. 비트코인은 2009년 처음 유통되기 시작했는데 어떤 한 발행처가 비트코인을 발행해 소유하지 않고 해킹 등 보안 문제를 암호화와 인증 기술로 방지하였다는 점에서 신뢰할 만한 화폐로 인정받았다. 이때 함께 등장한 것이 블록체인 기술인데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여러 대의 컴퓨터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로 여러 대의 컴퓨터가 기록을 검증하여 해킹을 막는다. 이후 비트코인이 다양하게 사용되면서 블록체인 등 비트코인의 방식을 활용한 다양한 화폐들이 등장했다. 


다양해진 가상화폐 거래방식

  가상화폐는 보통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거래된다.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하면 PC, 스마트폰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거래가 가능하다. 인터넷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거래하고자 하는 코인의 현재 가격과 매수, 매도 현황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도 있다. 각 나라마다 다양한 가상화폐 거래소가 존재하고, 유행하는 거래소는 제각각이다.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거래소로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이 있다.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에 관한 이목이 쏠리면서 가상화폐로 결제하는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의 사이버 보안 업체인 카스퍼스키사가 22개국 12,4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13%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통화를 사용하여 온라인 쇼핑을 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가상화폐 ATM 기기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가상화폐 현황 조사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 내에 설치된 가상화폐 ATM은 모두 2만 8천 185대로 파악된다. 5개월간 약 1만 대가 늘어난 것이다. 가상화폐 ATM은 기본적으로 가상화폐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미국 내 주유소와 식당 등 극히 일부 기기는 현금 인출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페루와 호주, 한국 등에도 ATM이 설치되는 등 세계적으로 가상통화의 보급이 확대되어 가상화폐 시장의 규모는 점점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왼쪽부터 빗썸 ·업비트·코인원·코빗



가상화폐 열풍의 이유

  가상화폐의 대표적인 상품인 비트코인은 2020년 하반기부터 가격이 증가하기 시작하다가 올해 1월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SNS를 통해 비트코인을 언급하더니, 2월 테슬라가 15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조 6600억 원 치에 비트코인을 샀다고 밝히면서 가상화폐 투자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가상화폐 투자로 높은 수익을 얻었다는 사례들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늦게나마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가세해 가상화폐 열풍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급상승과 경기 침체로 인해 주식 투자로는 많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가상화폐로 투자 자금이 쏠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에 열풍이 불고 있는 현 상황과는 반대로 정부는 공식적으로 가상화폐를 화폐로 인정할 수 없고 금융투자상품으로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상화폐가 투자보단 투기의 성향이 강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에는 아직까지 가상화폐를 담당하는 부서가 존재하지 않으며, 가상화폐 거래소를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은 지난 3월에 만들어진 특금법이 유일하다. 해킹이나 탈세 등의 범죄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을 보호해 줄 법안은 아직 미흡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가상화폐는 내재 가치가 없다"라며 "앞으로도 가격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화폐는 아무런 규제가 없기에 오직 공급과 수요만으로 가격이 측정된다. 즉 등락폭이 존재하지 않아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주위의 성공 사례들만 듣고 투자에 뛰어드는, 이른바 ‘묻지마 투자’ 방식의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가상화폐는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만큼 손실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투자를 할 경우 보다 신중한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



-김지현 기자신범상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