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호 『 상냥한 보고서 』
『 상냥한 보고서 』
202110353@sangmyung.kr 정기자 송지민
여러분들은 학교마다 그 학교의 마스코트를 담당하고 있는 ‘고양이단’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그러한 ‘고양이단’은 해당 학교의 SNS, 또는 에브리타임과 같은 커뮤니티에서 학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들은 캠퍼스 내부를 유유히 거닐며 학생들이 주는 간식을 먹기도 하고, 잔디밭에서 낮잠을 자기도 합니다. 또한 자기들끼리 장난을 치며 뛰어놀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학생들은 핸드폰 셔터를 누르기 바쁩니다. 이렇듯 학생들의 애정과 사랑을 받는 ‘고양이단’이 우리 상명대학교에서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아마 많은 분이 아시고 있겠지만, 그들은 흔히 ‘상냥이’라고 불립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상냥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특히 자신의 핸드폰에 우리 학교에서 살아가고 있는 상냥이들의 사진이 한 장이라도 있으신 분이라면 이번 기사가 꽤 마음에 들 것이라고 자신해봅니다.
상냥이들에게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상냥행’ 동아리에 대해서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상냥행’ 동아리가 교내의 상냥이들을 돌보아주는 활동뿐만 아니라 여러 외부 활동도 하고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아마도 ‘상냥행’ 동아리가 ‘그저 상냥이를 돌보는 동아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이번 기사에서는 상냥이들 그리고 ‘상냥행’ 동아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다음에 나올 대화들은 상냥행 동아리와의 인터뷰 내용이며, 여러분들이 평소 궁금해하셨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궁금증들이 해소되길 바랍니다.
1. 상냥행은 어떤 동아리인가요?
안녕하세요, ‘상냥행’은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동물권 및 생태 감수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교내 길고양이들을 포함한 상명대학교 생태계의 주체들이 학교 구성원, 인근 상인, 주민들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입니다.
2. 상냥이들 소개 부탁드립니다!
상명대 캠퍼스에서 살아가고 있는 상냥이들은 대략 스물 정도인데요, ‘요정’이는 첫 TNR(trap-neuter-return,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길고양이를 인도적인 방법으로 포획하여 중성화수술 후 원래 포획한 장소에 풀어주는 활동)을 실시한 상냥이로 이제는 캠퍼스 내 가장 유명 인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몽땅꼬리’와 ‘요정’이는 절친인지, 연인인지 아리송하지만 매우 각별한 사이란 건 확신하고 있어요. ‘요둥’이는 요자 돌림 삼자매 중 하나로 추정되는, 야무진 카오스 상냥이예요. ‘요비’도 요자매 중 하나인데, 작년 11월 교통사고로 후지 마비가 되어, 구조와 수술 후 재활을 진행하며 입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양말’, ‘맨발’, ‘미요’는 요비가 지난여름에 낳은 세 남매인데, ‘양말’이는 상냥행 공식 아이돌로 통하는 끼쟁이이고, ‘맨발’이는 발라당 눕는 걸 즐기는 집돌냥이랍니다. ‘미요’는 경사로 유명한 상명대에 최적화된, 산타기의 달인이에요. 세 남매의 다정한 아빠 ‘맹이’는 온 캠퍼스를 누비는 맹반장님으로 불립니다. 맹이와 어린 시절 삼총사였던 ‘턱스’는 요둥이와 연애 끝에 올봄 자신과 꼭 닮은 턱시도 아깽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삼총사 중 ‘그레이씨’는 어디론가 떠나서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요, 그레이씨가 자하 교지를 보고 한 번쯤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러 오면 좋겠어요. 그리고 상명대를 떠난 또 다른 고양이, ‘칼리’는 5년 동안 상명을 호령하다 고양이별로 간, 매우 멋진 상냥이였습니다. 칼리가 낳은 곡식 남매 ‘귀리’와 ‘보리’는 티격대격하면서도 서로 의지하며 지내다 최근 각자의 삶을 찾아 흩어졌어요. 이 남매와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던 ‘머쓱이’는 늘 캠퍼스에서 머쓱한 얼굴로 마주치곤 하는 상냥이예요. 머쓱이와 같은 고등어 친구 ‘대굴스’는 로맨티스트인데요, 요즈음엔 처피뱅 앞머리를 한 삼색이 ‘연두’에게 푹 빠져있답니다. 반면에 체다치즈 같은 ‘체다’는 연애가 잘 풀리지 않는 모양인데, 그런 체다를 놀리듯이 ‘지기’는 ‘지니’와 CC생활을 즐기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상명여고, 캠퍼스 인근 상가와 협력하여 가장 최근에 TNR을 진행한 ‘흘리’와 ‘두둥’이도 건강하게 학교로 돌아와 잘 지내고 있습니다.
3. 상냥이들의 밥과 간식, 의료에 관한 비용은 어떻게 충당하시나요?
현재 상냥이들에게 사용되는 비용은 상시 후원과 기부, 수익 창출 활동을 통해 충당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동아리가 되기 전에는 상냥행 내에서 십시일반 모아 활동비용을 마련하기도 했어요. 후원 전용 계좌는 상냥행의 공식 인스타그램 @smu_cat 소개란에 기재되어 있으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소식들은 인스타그램, 에브리타임 등에 게시되고 있습니다. 후원과 기부에 관한 문의는 언제든지 인스타그램 DM, 에브리타임 쪽지로 보내주세요!
4. 상냥행은 어떠한 활동들을 하나요?
상냥행은 상명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이 평화롭게 공존하길 바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상냥이 급식소 배식과 관리에 관한 활동과 TNR 활동(포획-중성화-방사)을 중심으로 상냥이들 건강 모니터링, 구조 및 병원 인계 등 상냥이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발로 뛰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물권 관련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과 이벤트 등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으며, 상냥행에서 사용하는 공식 이미지와 귀여운 굿즈 등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또,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상냥행과 상냥행이 하는 모든 활동들을 널리 알리고 있으며, 체계적이고 투명한 동아리 운영을 위한 재정 관리도 성실히 하고 있습니다.
5.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상냥이에게 주어서는 안 되는 음식, 혹은 상냥이에게 해서는 안 되는 행동 등)
당부라기보다는 함께 지켜주셨으면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요, 바로 ‘접촉 금지’와 ‘간식 금지’입니다. 상냥행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사항들이에요. 상냥이들과 접촉하게 된다면 학우분들도 다칠 위험이 있고, 경계심이 없어진 상냥이들이 악의를 지닌 사람에게 공격받을 위험도 커집니다. 또한 간식을 금지하는 이유는 충분한 수분 섭취 없이 간식을 먹는다면 상냥이들이 각종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간식을 제공하며 사람과 접촉하게 될 경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계심이 없어지는 문제도 생길 수 있고요. 다른 길고양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랍니다. 무엇보다 상냥이들에게 해를 가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예뻐하고, 좋아하진 않으시더라도 상명 생태계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임을 잊지 말아 주세요. 어떤 방식으로든 생명체에게 해를 입히는 행동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며, 동물보호법에 의해 처벌할 수 있는 위법행위입니다. 평화로운 도심 생태계, 상명 생태계 함께 만들어 나가요!
6. 상냥행 활동을 하시면서 힘든 점이 있으셨나요?
상냥행에서 하는 활동들이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보니 힘도 마음도 많이 써야 하고, 운영에 필요한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힘든 점은 상냥행과 상냥이들, 비인간 존재들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과 목소리예요.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진행 중 무분별한 비난을 받기도 했고, 상냥이 전용 급식소를 도난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는 다양한 동물 혐오범죄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지요. 이런 일들을 마주할 때마다 상냥행은 물러서지 않고 더 나아가려고 합니다. 부디 상냥행의 행보를 지켜보며 응원해 주세요.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까지는 상냥행 동아리라 하면, 단지 상냥이들의 식사와 건강을 케어하는 동아리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상냥이들의 케어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들을 하며, 그들의 가치관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그들의 행보가 더욱더 기대되는 바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상냥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흥미로우셨나요? 아니면, 상냥행이 학우 여러분께 전하는 메시지를 듣고 마음이 조금 움직이셨나요?
상명대의 학생으로서 상냥이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그들을 위한 약간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그들은 그저 눈요깃거리가 아니라는 점, 우리가 무심코 한 행동이 그들에겐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 등을 기억하며, 상냥이들이 이곳 상명대학교에서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적당한 관심과 무관심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요?
이외에도 ‘상냥행’ 동아리와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 많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자하 교지편집부 인스타그램(@smu_jaha)을 참고해주세요!
상냥행 인스타그램 (@smu_cat) <https://www.instagram.com/smu_cat/>